드니 빌뇌브: 컨택트의 시간 미학 (언어, 감정, 비선형 시간)
『컨택트(Arrival)』는 외계 문명과의 접촉이라는 SF적 설정을 기반으로 하지만, 그 중심에는 인간 존재에 대한 깊은 철학적 질문이 놓여 있습니다. 드니 빌뇌브는 이 영화에서 언어와 시간, 감정과 운명의 관계를 천천히 풀어내며, 내러티브의 흐름을 전통적 구조에서 벗어난 새로운 방식으로 설계합니다. 본문에서는 언어를 통해 뒤바뀌는 시간 감각, 감정의 미학, 그리고 비선형 서사를 통해 빌뇌브가 말하는 ‘운명의 감각’을 살펴봅니다.언어는 시간의 문을 엽니다: 『컨택트』가 말하는 인식의 전환 『컨택트』의 가장 핵심적인 설정은, 언어가 사고를 바꾸고, 사고는 곧 시간의 경험 방식을 변화시킨다는 사피어-워프 가설에서 출발합니다. 주인공 루이스는 외계 종족 ‘헵타포드’의 언어를 익히며, 시간을 선형적으로 경험하는..
2025. 4. 7.